조희대, 손봉기 재제청 요청 검토 중…31일 법사위 출석엔 불출석 의견
2026년 8월 28일 오후 11시 30분 한국시간 기준,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대해 아직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같은 날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출석 요구에는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두 사안은 별개처럼 보이지만 모두 대법관 제청권, 대통령의 임명권, 국회의 임명동의권과 국회 출석 요구 권한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둘러싸고 있다. 현재 확정된 것은 손봉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청와대 방침과 재제청 요청, 조 대법원장의 검토 방침, 그리고 법사위 출석 요구에 대한 불출석 의견 제출까지다. 이후 어떤 방식으로 대법관 후보가 다시 제청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제청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인 28일 손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조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저녁 조 대법원장이 직접 밝힌 입장은 즉각적인 수용이나 거부가 아니었다. 그는 재제청 요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 주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지 묻는 질문에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 따라서 28일 밤 현재 새로운 후보자가 정해졌거나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됐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 재제청을 요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핵심 이유는 제청 과정의 절차적 완결성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는 손봉기 후보자의 자격 자체에 대해 법적 결격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번 제청이 이뤄진 과정에 관한 청와대의 판단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전에 사전 협의를 해 온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손 후보자 제청은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면서 신속하게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청와대의 설명과 헌법에 적힌 절차 자체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즉 대법원장·국회·대통령이 각각 제청·동의·임명의 단계를 맡는 구조다.
법원조직법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제청할 인원의 3배수 이상을 추천하도록 하고, 대법원장은 제청할 때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한다. 추천위원회는 추천을 마치면 해산된 것으로 본다.
이번처럼 이미 제청된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한 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가 바로 다음 쟁점이다. 28일 밤까지 조 대법원장은 그 방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왜 31일 법사위에 불출석 의견을 냈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8월 31일로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출석 요구에 대해 28일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조 대법원장이 제시한 이유는 대법관 제청권 행사와 재판 관련 사항에 대법원장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것이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사위가 현안질의를 추진한 대상에는 대법관 서면 제청 문제뿐 아니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의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진행 중인 인사 절차와 후보자의 구체적인 신상 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전원합의체 회부 사유에 관해 증언하는 것도 사법 독립 문제와 연결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여기서도 단순히 '국회 출석 요구를 받았으므로 무조건 출석해야 한다'거나 반대로 '대법원장이므로 출석 의무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면 현재 쟁점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행 국회법 제121조 제5항은 본회의나 위원회가 특정 사안을 질문하기 위해 대법원장이나 그 대리인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반면 같은 조 앞부분에서 명시적으로 출석·답변 의무를 규정하는 대상은 국무총리·국무위원·정부위원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런 법 구조를 불출석 의견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는 국회에서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으면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누구든지 이에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이 규정을 들어 조 대법원장이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은 대법원장 측과 법사위 측이 적용 법률과 헌법상 권한의 관계를 서로 다르게 보고 있는 상태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손봉기 후보자는 이제 대법관이 될 수 없는 건가
8월 28일 현재 확인된 사실은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청와대 결정이다. 이것만으로 이후 모든 절차가 종료됐다고 단정하거나 새로운 후보자가 이미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헌법상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현재 손 후보자는 이 가운데 국회 임명동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21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을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제청 대상 후보자 4명이 추천됐으며, 대법원은 당시 이들 후보를 대상으로 외부 의견을 받는 절차도 진행했다.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은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 대상 가운데 다른 사람을 다시 제청할지, 추천 절차와 관련해 다른 판단을 할지는 현재 확정된 발표가 없다. 조 대법원장이 다음 주 공식 입장을 예고한 만큼 이 부분은 그 발표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다음에 확인해야 할 날짜와 내용은 무엇인가
가장 가까운 일정은 8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미 불출석 의견을 제출했기 때문에 실제 출석 여부와 법사위의 후속 조치가 첫 번째 확인 대상이 된다.
두 번째는 조 대법원장이 예고한 다음 주 공식 입장이다. 여기에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지, 대법관 후보자 선정 절차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그 결론을 미리 확정해서는 안 된다. 조 대법원장이 직접 밝힌 현재 입장은 '검토 중'이라는 단계까지다.
이번 사안을 따라갈 때는 세 가지를 분리해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기로 한 결정, 조희대 대법원장이 앞으로 선택할 재제청 절차, 그리고 31일 법사위 출석을 둘러싼 논쟁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같은 절차는 아니다.
특히 재제청 요청을 곧바로 새로운 대법관 확정으로 해석하거나, 불출석 의견서 제출만으로 국회 출석 문제의 법률적 판단까지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8월 28일 밤 현재 가장 분명한 다음 확인 지점은 31일 법사위와 다음 주 조희대 대법원장의 공식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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