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완전 장악 주장, 하루 130척→14척 통항 데이터는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8월 13일 오전 기준 실제 선박 움직임을 보면 ‘미국이 해협 전체를 자유롭게 통제한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전쟁 전 하루 130척 이상이 통과하던 해협에서 최근 확인된 하루 통항은 14척에 불과했고, 그중 상당수는 미국이 지원하는 오만 쪽 항로가 아닌 이란이 관리하는 경로를 이용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적으로 열려 있느냐입니다. 선박 운항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원유와 LNG 공급, 선박 보험료, 운임, 국제유가가 계속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트럼프가 말한 ‘완전 장악’은 무엇을 뜻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2일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고 이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미국의 해상 봉쇄 능력과 군사력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문제는 군사적 우세와 상선이 실제로 자유롭게 다니는 상태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 해군이 특정 해역을 감시하고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고 해도 민간 유조선과 화물선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 항로를 이용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통항 회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선사는 미사일·드론 공격 가능성뿐 아니라 선원 안전과 선박 보험 가입 가능 여부, 전쟁위험 할증료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장악했다’는 표현은 미국 측의 군사·정치적 주장으로 봐야 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적으로 미국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로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배는 얼마나 다니고 있나
현재 상황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선박 통항량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하루 평균 130척이 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최근 집계된 하루 통항 선박은 14척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11척은 이란이 관리하는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작성자 계산으로 단순 비교하면,
14척 ÷ 130척 × 100 = 약 10.8%
입니다.
기준값을 ‘130척’으로 잡았을 때 최근 하루 통항량은 전쟁 이전의 약 11%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실제 전쟁 전 평균은 ‘130척 이상’이므로 정확한 감소율은 이보다 조금 더 클 수 있습니다.
이 수치만 봐도 현재 상태를 ‘정상화’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어느 항로를 이용했느냐입니다. 선박들이 미국이 지원하는 오만 쪽 항로보다 이란이 관리하는 통로를 택하고 있다는 것은 이란의 위협과 통항 영향력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선박 위치정보를 끄거나 제한적으로 송출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통항량을 하나의 숫자로 완벽하게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14척이라는 숫자는 특정 시점에 확인된 선박 추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원유 물동량도 전쟁 전 수준과 거리가 멀다
선박 숫자뿐 아니라 에너지 물동량도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콘덴세이트·석유제품 물량은 2025년 분기별 하루 약 2,090만~2,160만 배럴 수준이었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하루 1,490만 배럴, 2분기에는 하루 490만 배럴로 감소했습니다.
2025년 4분기 2,160만 배럴과 2026년 2분기 490만 배럴을 비교하면 작성자 계산으로 약 77% 줄어든 수준입니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2,160만 배럴 - 490만 배럴) ÷ 2,160만 배럴 × 100 ≈ 77.3%
다만 이 숫자는 ‘오늘 하루 통항량’이 아니라 분기 평균이므로 앞서 언급한 선박 14척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상시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지나가며 세계 해상 석유 거래량의 약 4분의 1을 담당하는 핵심 통로입니다. 2025년 기준 이 물량의 약 80%가 아시아로 향했습니다.
즉 몇 척의 선박이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고 해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왜 다시 90달러 가까이 올라왔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8월 12일 거래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88.98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약 83.27달러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고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다시 커진 것이 공급 우려를 자극했습니다.
며칠 전 흐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잘 보입니다.
8월 4일에는 협상 진전 기대가 커지면서 브렌트유가 79.36달러까지 떨어졌고, 8월 5일에도 79.45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호르무즈 재개 기대가 약해지면서 다시 80달러 후반대로 올라왔습니다.
8월 4일 79.36달러와 8월 12일 88.98달러를 단순 비교하면 작성자 계산으로 약 12.1% 상승입니다.
(88.98 - 79.36) ÷ 79.36 × 100 ≈ 12.1%
다만 유가는 호르무즈 변수 하나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세계 원유 수요 전망, 미국 원유 재고, OPEC+ 생산량, 경기 전망도 동시에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 실제 통항량과 미국·이란 협상 결과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국은 왜 호르무즈 상황에 특히 민감한가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에너지 수입 구조 때문에 영향이 큽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이 수입한 원유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약 70.7%로 집계됐습니다. 중동에서 들어오는 원유 가운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 통항 차질이 길어질수록 국내 정유·석유화학·운송 비용에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자료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세계적으로는 2025년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이 하루 약 2,000만 배럴이었고, 대부분 아시아로 향했습니다.
그렇다고 해협이 막히는 즉시 국내 주유소 가격이 같은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는 원유 도입 시점과 재고, 환율, 정제 비용, 세금, 유통 마진이 함께 반영됩니다. 국제유가가 오른 뒤 국내 가격으로 전달되기까지도 시차가 있습니다.
정부와 업계는 호르무즈를 통하지 않는 대체 공급 경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홍해 방향으로 원유를 운송해 국내로 들여오는 우회 운송 사례도 나왔습니다. 다만 홍해 역시 선박 공격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대체 노선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호르무즈가 열렸다’고 판단하려면 무엇을 봐야 하나
앞으로는 정치인의 ‘장악’, ‘개방’, ‘봉쇄’라는 표현 하나보다 세 가지 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실제 통항 선박 수입니다. 하루 10여 척 수준에서 전쟁 이전 100척 이상 수준으로 얼마나 복귀하는지가 가장 직접적인 신호입니다.
두 번째는 원유와 LNG 통과 물량입니다. 선박 숫자가 늘어도 작은 선박 위주라면 에너지 공급이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 물량이 평상시 하루 약 2,000만 배럴 수준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를 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선박 보험료와 호위 없이 운항할 수 있는지입니다. 군함의 호위를 받아 몇 척이 통과하는 것과 민간 선사가 정상적인 보험료를 내고 자유롭게 운항하는 것은 전혀 다른 상태입니다. 현재처럼 공격 위험이 남아 있으면 선박이 항로를 피하면서 운임과 보험료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8월 13일 현재 상황은 ‘미국이 호르무즈를 완전히 장악해 정상 통항을 회복했다’고 보기보다 미국과 이란 모두 통제력을 주장하는 가운데 실제 상업 운항은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도 새로운 군사적 표현이 아니라 하루 선박 통항량과 원유 물동량입니다. 이 두 수치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유가와 한국 에너지 비용을 흔드는 변수로 남게 됩니다.
※ 이 글은 시장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종목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최종 판단과 투자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